경남과학기술대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한 등록금 반환 운동이 확산하는 추세에 참가하고자, 2020학년도 1학기 등록금의 10%를 전교생에게 반환하기로 결정하였다. 총학생회는 코로나로 인한 등록금 반환을 위하여 2020년 4월 27일, 등록금 반환에 대한 학생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이에 약 96.5% (약 3,085명)가 등록금 일부 환불에 동의하고 있었고, 그 후 교내 대학신문사 보도부에서 진행한 학생 설문조사에서도 약 94.5%가 2020학년 1학기 등록금 환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약 2,300여 명의 학생이 등록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부모님의 소득이 감소한 긴급 경제 사정 곤란자, 기초 생활 수급자, 차상위계층들은 추가 긴급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러한 공지사항이 교내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해진 날짜는 2020년 8월 4일, 진주의 또 다른 국립대학교인 경상대학교가 등록금 반환을 결정한 2020년 7월 13일에 비해 약 한 달 늦어진 결정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0학년도 1학기, 일부 실습 과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론 강의가 비대면으로 전환됨에 따라 본래 기숙사에 입실하여 생활할 학생들은 본가에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며 학기를 보내고 있었다. 1학기 생활관 비 수납 당시 학생들은 최고 1,142,390원(제3생활관 장애인실 기준), 최저 479,830원(제1생활관 기준)을 납부 하였다. 1학기 비대면 강의로 인해 생활관에 입실하지 못한 학생들은 당연하게도 2020학년 1학기 생활관 비 환불을 6월 초부터 요구했으나, 실제 생활관 비 환불 공지가 홈페이지에 개시된 날짜는 2020년 8월 5일, 실제 환불은 2020년 8월 10일에 일괄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2학기 생활관 비 납부일을 하루 남겨둔 날짜였다.
이런 대학의 늦장 대응은 학생들에게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던 2020년 2월, 전국의 학교에서는 수업 방식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대다수의 학교가 코로나 전파 위험으로 인해 비대면 강의 방식을 택했다. 이에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또한, 원래 개강일이었던 3월 2일을 3월 16일로 변경하며 개강 2주 연기에 돌입하였다. 2020년 3월 4일 학생회 공지에 따르면, 대면 강의는 3월 30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3월 19일 다시 대면 강의 시작일을 4월 6일로 수정하였고, 곧이어 3월 30일 또 한 번 비대면 강의를 4월 10일까지 1주 연장하였다. 결국, 계속해서 이어지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1학기는 전체 비대면 결정이 지어졌으나, 주마다 달라지는 학사 일정 변경에 학생들은 혼란 그 자체였다.
물론, 돈과 직결된 문제는 학교에서 쉬이 합의하여 결정지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약 6,900명 재학생의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한 번에 결정하여 반환한다는 것은 어쩌면 학생들의 지나친 바램일 수 있다. 그러나, 이웃 학교와 비교했을 때도 경남과기대의 피드백은 느린 편에 속한다. 현재 우리와 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경상대학교는 앞서 거론했듯 지난 7월 13일 등록금 반환 결정을 학생들에게 공지하였다. 경상대학교의 인원은 약 19,600명으로 우리 학교 인원(6,900명)의 약 3배이다. 등록금 또한 본교보다 높은 경상대학교가 우리보다 한 달이나 일찍 등록금 반환을 발표한 것은, 인원수와 금액이 일 처리의 속도와 직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현재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는 신입생 학생회비 반환에 대한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리 학교 신입생이 첫 학기에 내야 하는 학생회비는 30만 원이다. 학생회비는 주로 OT, MT, 체육대회와 같은 교내 행사에 쓰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1학기, 2학기 모두 비대면(일부 수업 대면)이 확정된 상태에서 행사 진행이 전혀 되지 않고 있자, 신입생들의 학생회비가 어디로 사용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실제 커뮤니티에서 한 신입생은 “2학기도 비대면 수업이라 학교행사도 학교 시설 이용도 1년 동안 모든 것을 못한 채, 내년 초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1학기 초 걷어 들인 4년 치 학생회비 30만 원 중 1년 치라도 환불 부탁한다.”고 말했다. 등록금부터 기숙사비까지 환불에 대한 공지가 늦어짐에 따라 이미 학생들은 지쳐있기에, 학생회비 반환에 대한 문제에 비교적 빠른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 본부와 학생 모두 이번 코로나 사태가 처음이기에 일 처리가 순항하지 않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다만, 우리 학생들이 바라는 것이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대학 본부는 반드시 알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 반환’, ‘기숙사비 환불’ 등은 학생이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이다. 다른 학교보다 한발 먼저 행동하는 본부의 모습은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학생들이 교내 행정 처리를 믿고 안심하며 기다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공지해주는 것이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조금이나마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